파리올림픽 혼합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신유빈-임종훈 조가 이겨 첫 올림픽 메달을 따냈습니다. 이 동메달은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딴 이후 12년 만에 한국이 탁구에서 따낸 첫 올림픽 메달이면서도 '입스'를 극복한 임종훈의 의지의 승리이기도 합니다.
결단과 전략의 승리
신유빈과 임종훈의 혼합복식 조는 이 종목이 2020 도쿄올림픽에서 공식 올림픽 종목이 된 이래로 대한탁구협회의 전략적 계획이었습니다.
이 복식 조는 불과 2년밖에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호흡을 맞췄지만, 그들의 조화와 전술적 완성도는 빠르게 실력을 발휘하였습니다.
세계 랭킹에서 강자들에게 밀려 좌절을 겪었고, 올림픽 직전에 세계 랭킹이 3위로 떨어졌지만, 그들은 올림픽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는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메달을 향한 그들의 열정은 16강전에서 당치우-니나 미텔함 조(11위·독일), 8강전에서 오비디우 이오네스쿠-베르나데트 쇠츠 조(8위·루마니아)를 연파하며 준결승전에 올랐습니다.
준결승에서 혼합복식은 물론, 남녀 각각 단식도 세계 랭킹 1위인 막강한 왕추친-쑨잉사 조(중국)를 만나 다소 열세로 여겨졌으나, 과감한 공격과 두 사람 간의 조화로 3게임째까지 2-1로 앞서가는 선전을 펼쳤습니다.
그렇지만 상대는 세계 1위의 실력자로 잠시의 빈틈을 비집고 들어가 경기의 흐름을 바꾸었고 결국 2-4로 패하며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려났습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의 자신감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동메달 결정전에서 신유빈-임종훈 조는 또 다른 준결승에서 북한에 패해 밀려난 홍콩의 웡춘팅-두호이켐 조(4위)과 맞붙었습니다.
신유빈-임종훈 조는 시작부터 강력하고 공격적인 플레이로 경기 흐름을 가져왔습니다. 그들은 홍콩 선수들이 오른손잡이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간파하고 오른손잡이 상대의 백핸드 약점을 공략하면서, 정확한 서브와 리시브를 날카롭게 보내며 경기를 리드해 나갔습니다.
3-0으로 앞선 네 번째 게임에서는 초반 4점을 얻어 4-0으로 쉽게 가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긴장한 탓인지 신유빈의 서비스가 약간 떴고 리시브를 쉽게 넘겨주는 상황이 벌어져 7-7 동점까지 허용했습니다. 이제 결과를 알 수 없는 분위기로 빠져들었고 상대에게 게임포인트에 몰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신유빈-임종훈 선수의 자신감 넘치는 공격과 집중력 있는 리시브를 통해 두 번의 긴 렐리를 이기면서 역전에 성공해 접전 끝에 14-12로 경기를 끝냈습니다.
최종 경기는 4-0(11-5, 11-7, 11-7, 14-12) 승리로 끝나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게 되었습니다.
역사적 성과와 전망
이번에 딴 동메달은 올림픽 탁구에서 한국이 12년간의 메달 가뭄을 끝내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신유빈을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탁구에서 올림픽 메달을 딴 최초의 한국 여성 선수로 만들었습니다.
또한, 8월 19일 입대예정이었던 임종훈에게 이 승리는 군 복무 면제 혜택을 받게 되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메달이 되었습니다.
물론, 임종훈의 이러한 군 복무 면제가 쉽게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입스'를 극복하기 위하여 하루에도 수천번이나 스윙을 할 정도로 피나는 노력의 결과로 이루어진 혜택이라 더욱 뜻깊게 느껴집니다.
신유빈이 여자 단식과 단체전에서 계속 선전을 하고, 임종훈이 남자 단체전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준다면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더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여전히 높습니다.
그들의 동메달 획득은 그들의 침착함에 따른 집중력과 팀워크의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이야기하는 것으로써 한국 탁구의 미래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가지게 하기에 충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
표정조차 잘 변하지 않는 신유빈-임종훈 선수의 놀라운 침착함과 집중력은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을 더욱 긴장하게 만들었습니다. 어쩌면 경기를 보는 시청자들도 함께 경기를 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들게 했습니다.
또한, 경기를 마치고 코치와 악수를 한 후 라켓을 놓으면서 속 시원하게 “이젠 끝났다”라고 말하는 임종훈의 모습에서 자신의 ‘입스’를 극복하기 위해 얼마나 힘들었을까 새삼스럽게 짠해졌습니다.
동메달을 떠나 끝까지 최선을 다해준 신유빈, 임종훈 선수에게 큰 박수를 보냅니다.
당신들은 우리들의 영웅입니다.